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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s 책정리/과학

[서평] 우리가 알고 있던 시간관념은 잘못 됐지만 그래도 우리의 시간은 흐른다《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by 박꿀벌 202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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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멈출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나의 존재를 신경쓰지도 않고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을 볼 때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물리학의 시선으로 보면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니 굉장히 혹한다. 물리학에서 시간에 대해 뭔가를 밝혀내도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지만 속는셈치고 읽어보았다. 정말로 시간은 흐르지 않을지 확인해보자.

 

 

 

( ※ 글의 흐름을 해치는 내용은 글을 접고 ▽로 표시해두었다. 내용이 궁금하신 분을 더보기를 눌러 읽어주시길 바란다.)

( ※ 이 글에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기본적인 내용은 서술하지 않는다. 혹시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 내용을 읽기 추천한다.)

 

상대성이론 링크▽▽▽▽▽

2021.07.10 - [Bee's 책정리/과학] - 상대성이론《퀀텀》책리뷰1

 

 

상대성이론《퀀텀》책리뷰1

1. 서문 2. 상대성이론 2-1 달리면 시간이 느려진다. 2-2 내 몸에 에너지가 잠들어 있다. 2-3 공간은 사실 휘어있다. 시작하기에 앞서 본문에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모든 내용이 나오지 않음을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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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링크▽▽▽▽▽

2021.07.12 - [Bee's 책정리/과학] - 양자역학 《퀀텀》책리뷰2

 

양자역학 《퀀텀》책리뷰2

1. 서론 2. 상대성이론  2-1 달리면 시간이 느려진다.  2-2 내 몸에 에너지가 잠들어 있다.  2-3 공간은 사실 휘어있다. 3. 양자역학  3-1 불확정성의 원리  3-2 슬릿실험 - 이중성, 양자중첩, 역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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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저자 : 카를로 로벨리 💚출판사 : 쌤앤파커스
💚출간일 : 2019년 11월 25일 (초판 25쇄) 💚구매 여부 : 지인대여
💚읽은 날짜 : 21.08.22~21.08.23 (2일간) 💚총평 : ★★★



📚 글의 순서

내용 정리

1. 시간에 대한 상식은 잘못되었다.
2. 시간 개념의 변화가 초래한 세계관의 변화
3. 그럼에도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후기 및 감상

[1] 의문점

     (1) 중력이 시간지연 때문이라는 서술 (in 1부 1장 유일함의 상실)

     (2) 엔트로피의 증가는 희미함으로 인한 착각이라는 서술 (in 1부 2장 방향의 상실)

     (3) 중력의 영향 아래 광원뿔은 회전하는가 뒤틀리는가? (in 1부 3장 현재의 끝)

     (4) '현재'는 주관적이지만 뉴턴의 절대시간은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in 1부 3장 현재의 끝)

     (5) 변화된 시간 개념이 사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개념을 어떻게 붕괴시켰나? (in 2부 1장 사물이 아닌 사건으로 이루            어진 세상)

 

[2] 총평

 

 


 

내용 정리

0. 개요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이전에 가지고 있던 뉴턴의 시간관념이 어떤 식으로 파괴되는지 다룬다. 2부는 뉴턴의 절대시간이 없는 세계는 어떤 모습인지 말한다. 3부는 인간이 여전히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이유를 설명한다. 1부부터 차근차근 정리하겠다.

 

 


 

 

1. 시간에 대한 상식은 잘못되었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파괴한 시간 개념은 뉴턴이 창안한 시간 개념이다. 뉴턴의 시간 개념은 절대시간이라고 불리는데, 절대시간이란 우주에 있는 만물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흐르는 객관적인 시간이 존재한다는 생각이다. 칠흙같이 어둡고 아무것도 인지되지 않는 우주 속에 있어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절대시간은 흐르고 있다.  절대시간은 모든 만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일정한 속도로 흐른다. 

 

 

 

1-1 저마다 다른 시간의 흐름을 가진다. (유일함의 상실)

절대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한 속도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의 시간이 10분 흘렀으면, 경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횡단하는 사람의 시간도 10분이 흐른 것이다. 이와 같은 뉴턴의 생각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해 붕괴되었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강한 장소 즉, 높은 질량 주변에 있을 때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른다고 말한다. 극단적인 예시로 중력이 아주 강한 블랙홀 주변의 시간은 거의 정지한다. 또한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이동속도가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말한다. 다시말해 24만km/s(광속은 약 30만km/s)로 이동하면 시간이 2배 느리게 흐른다.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주변에 큰 질량이 있는지 없는지와 주체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즉, 어떤 상태에 있는지에 따라 시간은 다르게 흐르기 때문에 주체마다(사람이든, 물질이든) 다른 시간의 속도를 가진다. 시간의 유일성이 깨졌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마다 다르게 경험하는 시간의 위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의 우열을 없다. 그저 다른 시간이 존재할 뿐이다.

 

 

 

1-2. 시간에 방향이 있다는 것은 인간의 착각이다. (방향의 상실)

물리학의 여러 공식과 이론 중에 시간의 흐름을 설명하는 것은 엔트로피(entropy)가 언급되는 열역학 제 2법칙뿐이라고 한다. 열역학 제 2법칙은 "전체의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로 요약될 수 있으며, 이 말을 풀어서 설명하면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만 물질과 에너지가 변화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르면 세상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만 진행하고 이것이 곧 시간의 흐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저자는 무질서를 카드뭉치로 비유해서 설명한다. 트럼프카드 52장을 빨간색인 하트, 다이아를 위쪽에, 검은색인 스페이드, 클로버를 아래쪽에 배열시킨 후 이 배열을 질서정연한 초기상태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셔플을 진행한 후의 상태를 시간이 흐른 뒤의 상태라고 부른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카드의 배열이 무질서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이 열역학 제 2법칙에서 말하는 엔트로피(무질서도)의 증가법칙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사람의 인지 능력에 한계가 존재해 실제로 무질서한 상태가 아닌데 무질서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한다. 즉, 빨간색과, 검은색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것이 분리되어 있을 때 질서정연하다고 생각한 것 처럼, 색상은 섞여있지만 카드의 홀수가 모두 위쪽에 짝수가 모두 아래쪽에 몰려있는 것도 질서정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트럼프 카드 뭉치를 임의로 섞은 이후 맨위 26장을 외운 후 의미를 부여하면, 무질서해보이는 배열조차 질서정연하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사람이 세상을 '희미하게'(일부만 관찰할 수 있거나,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에) 바라보기 때문에 특수성(질서정연한 배열)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사람의 인지능력으로는 현재의 열역학 제 2법칙이 옳은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시각 또는 모든 정보를 얻게되면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성은 착각이다라고 말을 한다. 결국 물리학에서 설명하는 시간의 흐름은 존재하지 않고 시간의 방향성이 깨졌다고 말한다. 

 

(※ 필자는 이 내용은 동의하기 힘들다. 그 이유는 아래 의문점에서 정리해보겠다.)

 

 

 

1-3. 모두가 공유하는 현재란 없다 (현재의 끝)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것이 보인다. 필자가 있는 카페에서는 옆자리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커플, 즐겁게 수다를 떠는 아주머니 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며 사색에 빠진 할아버지, 음료가 준비되었다고 소리치는 아르바이트생 등 많은 것이 보인다. 이 순간 오감을 통해 느껴지는 모든 것은 현재이다. 하지만 이 현재는 필자만의 현재이지 다른 사람에게 현재는 아닐 뿐더러 현재란 것은 주관적이다. 왜 그런지 알기 위해 광원뿔을 이해해야 한다.

 

 

※ 광원뿔에 대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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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원뿔은 특정 사건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영향끼칠 수 있는 공간 범위를 도식화한 것이다. 간단히 비유해서 설명하면 비오는 날 번개가 치고 몇 초 뒤에 천둥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번개와 천둥은 모두 한 장소에서 발생한 것인데 번개를 먼저 발견하고 천둥소리를 더 늦게 발견한다. 천둥 소리가 아직 우리한테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것은 어떤 사건이 발생해도 우리한테 전달되지 않으면 인지할 수 없고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는 의미이다.

 

같은 의미를 빛에 그대로 적용해보겠다. 어던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그 사건에 반사된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사건이 발생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사건이 우리에게 아직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특정 사건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간의 범위를 그려놓은 것이 광원뿔이다.

 

광원뿔은 3차원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세로축이 시간의 흐름이고 시간축에 직각인 평면이 공간이다. 현실의 3차원을 2차원으로 단순화 시켜놓은 것이다. 이 시공간의 한 점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빛의 속도로 공간을 따라 퍼져나가는데, 빛도 공간을 가로지르는 시간이 걸리니 사건이 도달하는 공간이 넓어질수록 시간도 흐른다. 시간축의 윗방향이 미래 방향이라고 할때 뒤집어진 원뿔의 꼭지점이 사건이 발생한 지점이고 원뿔의 내부가 그 사건에 영향을 받는 시공간이다. 광원뿔의 그림은 아래와 같다.

 

광원뿔(빛원뿔) -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C%84%B8%EA%B3%84%EC%84%A0

 

광원뿔은 시공간의 한 지점에서 발생한 사건이 퍼져나가는 것도 표현할 수 있고, 거꾸로 이 사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과거의 시공간의 범위도 표현할 수 있다. 광속이 물리계의 최고 속력이니, 빛의 속도로 사건이 발생한 지점으로 다가온 범위가 시공간의 한계이다. 이 범위를 한데 묶어보면 원뿔모양이 나온다. 해당사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과거의 광원뿔이다.

 

광원뿔의 내부만 꼭지점의 사건과 관련있는 곳이고 그 밖의 범위는 사건과 무관한 공간이다.

 

보통 광원뿔이라고 하면 과거와 미래의 원뿔을 모두 포함한 모래시계같은 모양을 말한다. 또한 광원뿔을 3차원이 아닌 2차원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이때도 세로축을 시간축, 가로축을 공간축으로 본다.

 

광원뿔을 이해했으면 현재가 왜 주관적이라는 것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자신에게 현재란 과거의 광원뿔 내부 범위 안에 있는 영역이다. 시각은 광속으로 전달되니 광원뿔의 모선일테고, 냄새나 소리는 빛보다 느리게 전파되니 과거의 광원뿔 내부를 나타낼 것이다.

 

왼쪽의 그림처럼 A의 현재와 B의 현재는 겹치는 부분도 있고 겹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즉 A와 B가 느끼는 현재는 서로 다르다. 우리가 느끼는 현재는 온전히 주관적인 것이고,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현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 현재가 주관적이라면 시간 순서는 어떻게 정할까? (부분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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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공유하는 현재가 없다면 시간 순서는 어떻게 정해야할까? 같은 중력 범위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사람끼리는 의미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1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외계인 C가 살고있다고 상상해보자. 외계인 C가 살고 있는 행성D는 중력이 강해 지구보다 시간이 2배 느리게 흐른다. 그래서 지구에서 2일이 지나면 행성D는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지구와 행성D의 자전, 공전 속도는 같다고 생각하고, 태양과 같은 항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자.) 이렇게 되면 시간의 순서를 정하기 애매해진다. 이때 도입되는 개념이 부분 순서(paritial order)이다. 부분순서란 요소들 간의 선후관계를 정할 수 있지만 모든 서열을 정리할 수 없는 경우를 설명한다. 말그대로 부분의 순서만 설명하는 것이다.

 

부분 순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시는 가족관계도이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는 과거 스파르타 사례를 들었다.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는 형제 클레오메네스가 있었다. 클레오메네스에게는 딸 고르고가 있었는데, 레오니다스와 고르고는 결혼을 하고 플레이스타르쿠스를 낳았다. 즉 왕 레오니다스는 조카 고르고와 결혼한 것이다. 그럼 레오니다스와 같은 세대인 사람은 형제인 클레오메네스일까? 아니면 아내 고르고일까? 

 

위의 사례는 명확한 서열을 정리할 수 없다.  레오니다스는 프레이스타르쿠스의 아버지라는 부분순서를 가질뿐이고, 클레오메네스의 딸 고르고의 아들 플레이스타르쿠스의 부분순서만 알 수 있을 뿐이다.

 

 

1-4.  시간과 공간은 사실 하나다, 시공간 (독립성의 상실)

아인슈타인 이전에는 뉴턴의 영향으로 공간의 절대적인 기준을 할 수 있는 절대공간과 모두에게 동일하게 흐르는 절대시간이 옳다고 믿었다. 하지만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광속이 일정하다는 관측결과를 설명할 수가 없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로렌츠와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주체의 운동속도에 따라 변하고 공간마저 짧아질 수 있다는 개념을 창안한다. 이때부터 광속이 변함에 따라 시간과 공간이 변할 수 있고 시간과 공간 또한 서로에게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로 종속된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묶어 시공(space-time)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이 시공이 중력장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시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이라는 개념으로 대체되었고, 이 시공의 정체는 전자기장과 같은 다른 장(field)처럼 하나의 장일 뿐이었다. 시간은 독립성을 상실했다.

 

 

 

 

1-5.  시간은 흔들리는 알갱이이다. (시간의 양자)

양자역학의 핵심 내용을 모르는 분은 게시글 맨 위에 아래 링크를 읽고 오길 추천드립니다. ▽▽▽

2021.07.12 - [Bee's 책정리/과학] - 양자역학 《퀀텀》책리뷰2

 

양자역학 《퀀텀》책리뷰2

1. 서론 2. 상대성이론  2-1 달리면 시간이 느려진다.  2-2 내 몸에 에너지가 잠들어 있다.  2-3 공간은 사실 휘어있다. 3. 양자역학  3-1 불확정성의 원리  3-2 슬릿실험 - 이중성, 양자중첩, 역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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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시간의 성질을 알게해주는 양자역학의 발견은 세 가지라고 말한다. 입자성, 미결정성, 관계성이다.

 

입자성만물은 연속적이지 않고 알갱이같은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내용이다. 물질뿐만아니라 세계를 구성하는 장(field)도 마찬가지인데, 시공간인 중력장도 양자로 형성되어 있다. 중력장을 이루는 양자의 크기는 얼마나 작을까? 얼마나 작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의미 있는 양자의 최소 크기'는 수식의 조합으로 간단하게 도출된다. 시간의 한계는 플랑크 시간이라고 불리는 상수만큼이고 그 값은 10^(-44)초 이고 공간의 한계는 플랑크 길이라고 불리는 상수로 10^(-33)cm이다. 플랑크 시간과 플랑크 길이만큼의 양자로 이루어진 불연속적인 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이다.

 

미결정성과 관계적양상양자중첩과 확률함수의 붕괴에 관한 내용이다. 모든 물질엔 양자중첩이 존재하는데 상호작용(관측)이 있기 전에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미결정성)이고, 자신과 상호작용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서만 확률이 붕괴되어 입자로 결정된다(관계적양상). 시공간도 똑같이 양자중첩이 존재하고 붕괴될 수 있어서, 실제 시공간은 명확하게 하나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이 중첩된 상태인 것이다.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면 위에서 나온 광원뿔이 흔들리며 잔상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양자역학을 통해 시공간은 양자화 되어있고, 양자중첩된 상태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2. 시간개념의 변화가 초래한 세계관의 변화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고 똑같은 속도로 흐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관념은 뉴턴에 의해 창안되었을 뿐 현실을 적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해 알게되었다.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고 공간과 독립되지도 않으며 알갱이처럼 쪼개져있다고 한다. 심지어 그 알갱이들은 요동치는 불확실한 상태라고까지 말한다. 우리가 아는 세계가 붕괴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우리의 지식만 변했을 뿐 세상은 사람과 상관없이 자기만의 방식대로 작동중이다. 혼란스럽지만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기 위해 인식을 바꿔야 한다.

 

 

 

2-1. 문법이 바뀌어야 한다.

언어는 사람의 인지능력에 맞게 진화했다. 사람은 과거, 현재, 미래만 구분할 수 있었기에 시제도 과거시제, 현재시제, 미래시제만 존재한다. 하지만 현대과학은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고 현재라는 개념조차 주관적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언어는 새롭게 변화된 시간관념을 표현할 시제가 없다. 

 

언어는 유동적인 특징이 있다. 새로운 개념이 생기면 그에 맞는 단어가 만들어지고, 문장의 구조도 서서히 변한다. 마찬가지로 시간의 개념이 바뀌었다면 우리의 언어가 그에 맞춰 변화해가면 된다. 적절한 시제를 만들어내고 '시간'이라는 단어가 함축하는 의미를 절대시간에서 새로운 시간 개념으로 변화시키면된다. 

 

시제와 단어의 뜻을 바꾸는 것은 단기간에 달성될 수 없다. 우선 이 독특하고 상식에 맞지않는 시간관념을 사람들이 모두 이해해야하고, 언어 자체가 한 세대 안에 변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불가능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세상에 맞춰 서서히 변화하면 된다.

 

 

 

 

2-2. 세상은 사건과 과정의 총체이다. - 관계의 동역학

저자는 세상을 사건과 과정의 총체라고 보는 것이 각각의 사건들의 단순집합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세상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개별 존재의 특성이나 성질같은 정적인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각 존재들의 상호작용같은 변화되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돌과 같이 정적이고 변화가 없어보이는 사물도 사건의 일종이라고 여긴다. 돌조차도 충분히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먼지가 되기 때문에 굉장히 긴 시간을 거쳐 발생하는 사건의 일종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생각이 틀린말은 아니지만 실용적인 관점에서는 그냥 사물로 생각하는 게 편할 거 같다.)

 

세상을 사건과 과정의 총체라고 보는 시각은 저자가 연구하는 루프 양자중력이론에 의해 강화된다. 루프양자중력이론에 나오는 공식에 시간 변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개별 대상에 대해 서술하고 그 대상들의 상호작용을 보여줄 뿐이라고 한다. 즉 독립적이고 세상을 설명하기 위한 기초변수로서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고 각각의 주체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파생되는 시간만 존재할 뿐이다. 공식이 도출하는 결과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세상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져야할 것은 사건과 과정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즉 사건과 상호작용(관계)가 동적으로 작용하는 역학이 중심이 된다고 하여 세상을 관계의 동역학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3. 그럼에도 우리는 시간을 느낀다.

1부, 2부에서는 절대시간의 개념을 파괴하고 세상의 기본변수엔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의 방향성마저 없다고  말한다. 제목마저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이다. 그럼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은 무엇인가? 

 

다시 엔트로피 법칙으로 돌아온다. 저자가 1부에서 엔트로피법칙이 성립하는 이유는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희미함 때문이라고 하였다. 희미함이 발생하는 이유는 양자역학의 불확실성과 인간이 헤아릴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수의 분자 때문이라고 한다. 간단하게 사람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즉각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서 차후의 진행과정을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결국 인간이라는 한계 때문에 세상에 무지하고 엔트로피의 증가를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시간을 느낀다. 이렇게 정의된 시간을 '열적 시간'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시간을 인지하는 이유는 열적 시간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저자는 사람이 열적시간을 시간의 흐름으로 느끼는 이유는 기억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억이 없다면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가 매순간 소멸하여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기억이 있다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변화를 관찰하면서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즉, 엔트로피의 흔적을 종합하여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희미함과 기억능력 덕분에 시간의 흐름을 인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과거에 엔트로피가 낮았을까? 저자는 사람이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희미함 때문에 과거의 엔트로피가 낮게 관찰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엔트로피가 낮은 이유는 단지 사람의 인지적 한계, 즉 사람이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 때문이다라고 한다. 

 

카를로 로벨리가 시간의 흐름을 설명했듯이 스티븐 호킹도 그의 저서 <시간의 역사>에서 시간의 흐름을 설명한다. 스티븐 호킹은 시간의 흐름엔 열역학적시간(엔트로피), 심리적 시간, 우주론적 시간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지만 모두 동일한 시간의 방향으로 귀결된다고 말한다. 스티븐 호킹도 결국 과거에 왜 엔트로피가 낮았던 것일까?라는 의문에 직면했다. 스티븐 호킹이 저서에 남긴 답변은 약한 인류 원리로 세상을 관측할 수 있는 인류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엔트로피가 증가해야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인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트로피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낮은 엔트로피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못하여 인류를 멸망한다. 사실 이 설명은 결과론적인 해석이고 정확한 설명도 아니지만 필자는 카를로 로벨리의 인간의 상호작용 방식때문이라는 설명보다는 스티븐 호킹의 결과론적 해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과거의 엔트로피가 낮았던 이유를 무엇으로 믿든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니 설득력있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믿으면 될 것 같다. 

 


 

후기 및 감상

[1] 의문점 -

(1) 중력이 시간지연 때문이라는 서술 (in 1부 1장 유일함의 상실) ▽▽▽▽

더보기
물체가 떨어지는 것도 이러한 시간의 지연 때문이다. - p 21 (1부-1장 유일함의 상실)

 

제가 일반상대성이론을 잘못 이해했던건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문장이었다. 필자는 질량이 시공간의 왜곡(휨)을 발생시키고 이 왜곡이 중력이라고 불리는 물리현상과 시간지연을 발생시킨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물체가 떨어지는 것, 즉 중력이 시간의 지연때문이라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만약 시간의 지연이 중력을 발생시킨다면, 광속에 가깝게 날아가는 물체는 시간이 지연된 상태이기 때문에 주변의 물질을 끌어들일 것이다. 그런데 해당 내용은 들어본 적이 없다. 필자의 과학 지식의 폭이 짧은 것인지 내용의 오류인지 모르겠다.

 

이 글을 읽은 분들 중에 기차가 나란히 달리면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이 발생하는 것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유속이 빨라짐에 따라 유체의 압력이 줄어드는 현상(베르누이 법칙) 때문이기에 전혀 다른 현상이다.

 

 

(2) 엔트로피의 증가는 희미함으로 인한 착각이라는 서술 (in 1부 2장 방향의 상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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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희미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특수성이 관측된다. - (1부 2장 방향의 상실)

 

(2-1) 엔트로피의 무질서도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트럼프카드나 퍼즐같은 물건에 비유해서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엔트로피의 개념의 본질은 열의 이동에 있다. 열은 고온에서 저온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 이때 온도가 높다는 것은 물체를 이루고 있는 분자들이 요동을 치고 있다는 의미이고 물체가 저온이라는 것은 분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이다. 열 이동은 분자의 운동에너지 전달로 이해하면 쉽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 분자(질량이 크거나 속도가 빠른)가 낮은 에너지를 가진 분자와 충돌하면서 자신의 에너지를 전달하는데, 이 현상이 집합적으로 발생하면 열이동인 것이다. 

 

열은 '평균' 분자에너지 전달의 과정이기 때문에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어떤 과정에 의한 열이 공기 중으로 방출이 되면 그것을 다시 수집할 수 있을까? 열이 공기중으로 방출되면 공기 분자의 움직임을 활성화시키지만 주변에 있는 공기분자를 통해 전달되면서 열이 확산된다. 이렇게 분산되어버린 에너지는 다시 수집할수가 없다. 다시 수집하여 사용할 수 없으니 에너지가 쓸모없어졌다. 그리고 다시 되돌릴수가 없다. 이렇게 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비가역적인 변화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런데 "비가역적인 변화가 발생했다"라는 말의 동치는 "엔트로피가 증가했다"이다. 엔트로피의 증가에너지가 쓸모없어지는 방향으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는다는 의미이다. 

 

쓸모없는 에너지가 증가하는 현상을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표현하였는데, 왜 엔트로피를 또 무질서도라고 표현을 할까? 그 이유는 잠시 비유를 해서 서술하겠다. 꽃병은 물을 담을 수 있고 꽃을 꼿을 수 있을 때 쓸모가 있다.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난 꽃병은 쓸모가 없다. 이때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자. 꽃병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경우의 수는 한 가지이다. 반면 깨진 꽃병은 삼각형모양으로 깨질수도 있고, 사각형 모양으로 깨질수도 있다. 어떤 형태로 깨지든 깨진 꽃병은 깨진 꽃병이 된다. 즉 꽃병이 깨져 쓸모없어지는 경우의 수는 무수히 많다. 정리하면, 꽃병이 쓸모없어지는 과정은 경우의수가 증가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이를 에너지에 적용해보자. 에너지가 사용하기 좋게 한 곳에 뭉쳐있는 경우는 몇 가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에너지를 사용한 이후 열이 되어 세상에 퍼져나가는 경우의 수는 무수히 많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경우의수가 증가하는 방향이랑 같고 이를 표현하는 말이 무질서도이다. 즉 무질서도는 경우의수의 증가를 의미하지 말그래도 엉망진창 섞여있다는 뜻이 아니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 '무질서도의 증가는 단순히 세상을 희미하게 바라보는 인간의 관점때문'이라는 서술은 어색하다. 희미함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인 트럼프카드의 비유는 엔트로피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그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엔트로피의 증가는 인간이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분자가 집합적으로 충돌하며 에너지를 교환하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르지 않는다>의 서술에 따라 판단하면 인간의 육신을 벗어나 특정한 관점에서 보면 분자의 충돌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과정이 다르게 해석되어 저온에서 고온으로 열이 이동하는 현상을 볼 수 있게 되거나 열이 아닌, 우리가 알 수없는 무엇으로 변화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무지에 너무 호소하는 것 같다. 알지 못하는 내용을 과대평가하여 진실으로 추측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책 뒷 부분에 인간의 관측과 상관없이 세상은 수많은 사건들의 집합으로 상호작용하는 동역학과 같다고 하는데, 이 말은 사람이 세상을 관측하든 관측하지 않든 열은 고온에서 저온으로 흐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필자는 시간의 방향성이 없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다. 

 

책 43p에 다른 압도적인 증거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보면 필자의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2-2) 또 문제점이 하나 있다. 이 책에서 물리학의 이론들이 대칭성을 이룬다고 하였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에 따르면 이러한 대칭성에는 C, P, T 대칭성이 존재한다고 한다. 각각 물질-반물질의 역전, 거울상, 운동방향의 역전을 의미한다. 이 대칭성을 모두 만족할 때 과거와 미래는 완전한 대칭을 이루고 구분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의 역사>에서 언급한 예시에서는 대칭성이 깨지는 몇 가지 사례가 존재한다고 말하였다. 우선 약한 핵력이 P대칭성을 따르지 않는다고 1956년에 리정다오, 양전닝에 의해 주장되었고, 1964년에 제임스 크로닌과 발 피치가 K-중간자가 CP대칭성을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말은 우리 우주는 대칭성이 지켜지지 않고 시간을 역전했을 때 똑같은 과거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과거와 미래의 방향성은 존재한다.

 

 

(3) 중력의 영향 아래 광원뿔은 회전하는가 뒤틀리는가? (in 1부 3장 현재의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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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책 62p에 있는 그림이다. 중력의 영향으로 광원뿔이 기울어져 시공간의 동일한 지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그림이다. 필자는 이 그림에서 의문이 2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로 광원뿔이 중력의 영향을 받았을 때 회전하는지 뒤틀리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광원뿔은 광속을 경계로 만들어진 원뿔이다. 만약 광속보다 더 느리게 정보가 전달된다면 원뿔 모선의 기울기가 중심축을 향해 나아갈 것이고, 정보전달 속도가 광속보다 빠르면 모선의 기울이가 중심축으로부터 멀어져 더 완만한 광원뿔이 될 것이다. 그런데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모든 존재는 광속을 초월할 수 없다. 즉 광원뿔 모선의 기울기가 완만해지는 경우는 불가능 하다는 의미이다. 그것이 중력의 영향권이여도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중력의 영향권에 있으면 광원뿔이 아래와 같이 그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그림에서 각도 세타는 광속으로 제한되는 최대각도를 의미한다. 그림에서 블랙홀의 영향으로 빛이 블랙홀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블랙홀 반대편의 모선만 뒤틀려서 블랙홀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것으로 표현되고, 블랙홀 쪽에 있는 모선의 기울기는 광속의 기울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즉, 직원뿔이 그냥 원뿔이 되는 것이다.

 

만약 필자의 생각이 맞다면 책에서 나온 광원뿔이 회전한 그림은 잘못된 것이고, 순환하는 시간대도 불가능한 것이다. 아마 필자가 틀렸을 것이다. 하지만 뭐가 잘못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두번째로 의문이었던 점은 순환하는 시간대를 만들기 위해선 특정 시간동안만 광원뿔을 뒤틀정도의 강한 중력이 형성되었다 사라져야 한다. 저정도로 강한 중력이 일시적으로 존재하고 사라질 때도 주변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중력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사라진다면 중력의 세기가 서서히 약해지기 때문에 위의 순환하는 시간대의 모양은 가로로 긴 타원형을 그릴 것이다. 

 

혹시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셨으면 좋겠다. 

 

 

 

(4) '현재'는 주관적이지만 뉴턴의 절대시간은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in 1부 3장 현재의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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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중력이나 속도에 따라 시간의 속도가 변한다고 하였다. 위의 그림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많이 나오는 시간여행 예시이다. A는 지구에 남아있고 B는 약 24만km/s 의 속도로 우주여행을 다녀온다. B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시간이 느리게 흘러 5년만 흘렀지만 지구에 있는 A는 10년이란 시간이 흐른다. A와 B가 다시 만났을 때 서로 다른 시간을 경험한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예시는 개인마다 경험하는 시간의 속도가 다르고 그로인해 주관적인 현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때 객관적인 현재란 건 전혀 없는 것일까? A와 B가 경험하는 기간을 차이가 나지만 분명히 일대일 대응이 될 것이다. 함수 y=2x의 그래프에서 y축이 x축의 2배라고 일대일대응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듯이 위의 10년과 5년도 일대일대응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좀더 세분화하면 A의 시점에서 2일이 흘렀을 때 B의 시점에선 하루가 흐른 것으로 대응된다. 일대일대응이 된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이를 부정하게 되면 A와 B는 결코 만날 수가 없게 된다. 일대일 대응이 된다는 것은 A와 B의 서로 다른 시간대가 여전히 연결되어있다는 의미이다. 일대일대응이 깨지면 그런 연결이 깨진 것이나 다름없어 서로 다른 시공간으로 분리되는 것과 동일하다.

 

위를 토대로 정리하면 우주에 있는 만물은 서로 다른 시간의 속도를 경험하지만 모두 연결되어 있다. 즉, 시간의 속도만 다를 뿐 거대한 시간의 흐름속에서 모두 같이 흐르고 있다. 이를 강물에 비유하면 좋을 거 같다. 강물의 흐름은 전체적으로 비슷하게 흐르지만 강바닥의 형태의 따라 중간중간 소용돌이가 생기기도 하고 속도가 느린지점이 존재한다. 즉 강 전체의 유속과 구분되는 부분의 속도가 존재한다.  필자는 이런 비유를 시간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생각을 도식화해보면 아래와 같다.

 

즉, 각 주체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을 아우르는 우주적 시간 흐름이 존재한다. 이를 가칭으로 시류(時流)라고 부르겠다. 이 시류는 뉴턴의 절대시간과 유사하다. 중력과 속도에 따라 시간이 점점 느려지니 중력과 시간이 전혀 없는 곳의 시간의 흐름을 기준으로 다른 시간대가 일대일대응되는 형태일 것이다. 즉 중력이 없는 장소의 시간흐름이 뉴턴의 절대시간이 된다.

이 개념에 따라 생각해보면 모두 공유하는 주관적인 현재는 없더라도 우주적 시간 흐름에 일대일 대응되는 일종의 '동시'는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그 '동시'에 발생한 사건들이 광속의 한계때문에 즉각적으로 인지하지 못해서 주관적인 현재가 발생하는 것뿐이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의 저자 카를로 로벨리도 시간의 개념이 붕괴된 것이지, 세상은 사건들의 상호작용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하였다. 즉, 뉴턴이 정의한 시간 개념이 사라진 것이지, 시간과 유사한 무언가가 흐르고 이에 따라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 그래서 필자는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단어 '시간'은 각 주체가 느끼는 주관적인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로 의미를 변경하고, 우주적 시간 흐름은 '중력과 속도가 존재하지 않는 중력장의 시간흐름'으로 정의하여 '우주 기준 시간'으로 명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아직 뉴턴의 절대시간에 갇혀살기에 착각하는 것이라는 의심도 든다.)

 

 

(5) 변화된 시간 개념이 사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개념을 어떻게 붕괴시켰나? (in 2부 1장 사물이 아닌 사건으로 이루어진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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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사물'로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물질로, '실체'로, '현재에 있는' 무엇인가로 이루어졌다고 말이다. - p105 (2부 1장 사물이 아닌 사건으로 이루어진 세상)

저자는 이 문장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인한 새로운 시간개념에 의해 부정된다고 말한다. 세상을 사물로 이루어져있다는 인식과 사건들의 상호작용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인식 두가지로 구분을 한 후 사물로 이루어진 것은 새로운 시간 개념으로 인해 부정되었기 때문에 사건들이 상호작용하는 시간대로 세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물로 이루어진 세상을 '현재에 있는 무언가'로 의미를 확장시켜 부정하는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책에서 강조하던 현재는 주관적인 개념의 현재일 뿐이지 외부의 사물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은 변화하기 때문에 '세상이 사건들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다는 생각'을 부정하고 싶진 않다. 다만 사건들도 어떤 실체나 존재들로 발생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물로 이루어져있다는 생각'이 간단하게 부정되진 않는다.

 

즉 "저자는 세상을 사물 중심보다는 사건의 동역학 중심으로 바라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2] 총평

여러분의 예상이나 생각이 '당연한'것이라 단정하면 안된다. 그것은 우리보다 먼저 고민한 용기있는 사상가들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 - p77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라는 제목은 말그대로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의미이다. 판매부수를 높이기 위해 제목을 자극적으로 적은 느낌도 있지만 책의 내용은 우리의 상식을 깨는 좋은 내용이 많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모두 숙지하더라도 현실에 사는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그래서 책의 내용보다는 위의 문장을 마음에 새기고 책을 덮었으면 한다.

 

현재의 상식은 과거의 사상가들의 산물이고 당연하게 옳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들의 지식 뿐만 아니라 사고방식마저 어떤 사상가에게 큰 영향을 받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았지 사상가와는 관련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가의 체계, 공교육의 내용, 사회 제도 마저 과거 사상가들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면 사상가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위 문장은 항상 겸손하고 자신의 생각을 언제든지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자세를 취하라는 메세지를 전한다. 시간의 관념을 파괴하는 이 책도 내용보다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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