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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s 책정리/과학

[서평] "신종 바이러스" 제대로 알아야 두려움도 사라진다.《바이러스 쇼크》

by 박꿀벌 2021.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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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었지만 출판 연도가 COVID-19 출현 이전이어서 해당 정보를 얻지는 못했다. 대신에 <바이러스 쇼크>는 신종 바이러스 출현과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다 읽었을 때는 기대했던 것보다 바이러스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바이러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신종 바이러스가 어디서 출현할 가능성이 높고 어떻게 출현하게 되는지 알아보자. 

 

 

(▽ 표시된 부분은 신종바이러스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이지 않아 접어놓은 것입니다. 만약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더보기를 눌러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바이러스 쇼크

💚저자 : 최강석 💚출판사 : 매경출판
💚출간일 : 2020.03.02 (2판 2쇄) 💚구매 여부 : 리디북스
💚읽은 날짜 : 2021. 06.10~2021.06.30 💚총평 : ★★★☆

 



📚 글의 순서

Ⅰ.내용 정리

1. 바이러스에 대하여

   1-1. 전체의 바이러스 중 0.1%만 사람에게 감염

   1-2.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

   1-3. 바이러스와 숙주의 관계

   1-4. 바이러스의 강점 - 유전자 변이

2. 신종바이러스

   2-1. 신종바이러스 예측 불가능 - 블랙스완

   2-2. 신종바이러스 출현 요건 - 믹서기 동물, 푸시 & 풀(Push & Pull)

   2-3. 푸시 & 풀을 유발하는 인간의 행위

   2-4. 현대사회는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기 좋은 환경이다.

   2-5. 신종 바이러스의 근원 동물은?

   2-6. 유력 후보 박쥐!

3. 전염병 통제

   3-1. 전염병을 통제해야 하는 이유

   3-2. 보건당국의 대처

   3-3. 개인적인 차원의 대처

4. 신종 바이러스를 대비하는 여러 노력들 

   4-1.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예측할 수 없다.

   4-2. 바이러스 데이터 베이스 구축

   4-3. 바이러스 검출 기술

   4-3. One Health

   4-4. 국제 공조

   4-5. 바이러스 위험 세계 지도

   4-6. 전염병 확산 가상 시뮬레이션

   4-7. 실시간 세계 보건 지도

   4-8. 항바이러스 치료제

   4-9. 백신

Ⅱ. 후기 및 감상

[1] 의문점

  (1) 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mRNA 백신 기술로 큰 전환점을 맞았을까?

  (2)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신종바이러스의 출현을 감지할 수 있을까? 

 

 


Ⅰ. 내용 정리

1. 바이러스에 대하여

1-1 전체의 바이러스 중 0.1%만 사람에게 감염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거부감이나 혐오감이 들고, 나도 모르는 새에 나에게 침투하여 나를 좀먹을 거 같은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호랑이, 쥐, 지렁이, 숲과 같은 자연 생태계에 일부일 뿐이다. 노로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에이즈 바이러스 등의 우리에게 친숙하고 사람에게 전염되는 바이러스는 지구 상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약 0.1% 밖에 되지 않는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물속에도 바이러스가 수없이 많은데, 그중에서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바이러스는 노로 바이러스, 로타, 콕사키, 간염 등등의 100여 종뿐이다. 

 

그럼 나머지 99.9%의 바이러스는 왜 인간에게 무해할까? 그것은 세포 수용체의 구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생물체에 침입하여 증식을 하기 위해서는 숙주(바이러스가 침투하여 번식하는 생명체)의 세포와 짝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퍼즐 조간의 홈의 모양이 다르면 서로 끼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바이러스의 구조와 숙주의 세포수용체 구조가 짝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구조의 차이 때문에 바이러스는 서로 다른 서식 영역(서로 다른 숙주)을 가지는데, 자신의 서식 영역 밖으로 세력을 확장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바이러스가 머무르는 종 사이에 벽이 있다고 하여 종간 장벽이라고 표현한다. 정리하면 바이러스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신의 서식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인간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0.1%밖에 되지 않는다.

 


1-2 바이러스로부터 우리의 몸을 지키는 면역

이름을 많이 들어 본 바이러스 들을 열거하면, 에이즈, 홍역, 노로, 천연두, 코로나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런 바이러스들은 사람을 병약하게 만들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특징을 지녔다. 그래서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무기력하게 당하는 것 같지만 인체는 외부의 침입을 방비하는 우수한 면역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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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관점으로 본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점

 

  바이러스 세균
구조 세포 형태 아님 단세포(원핵세포)
크기 20~400nm 1000nm
게놈형태 DNA 또는 RNA DNA 또는 RNA
세포벽 없음 있음
리보솜 없음 있음
복제방식 숙주세포 내에서만(대량복제) 독자적 복제(이분열)
감염치료 일부 바이러스만 부분적 기능(바이러스 치료제) 치료가능(항생제)
외부환경 증식 불가능 (숙주 내 절대기생)  대부분 증식가능

 

위의 기준들은 고전적 관점이라고 써놓긴 했는데 <바이러스 쇼크>에서 제시한 위의 기준이 어긋나는 사례가 크기밖에 없어서 나머지의 기준은 유효하다고 생각해도 좋을 거 같다.

 

바이러스의 형상을 그려보면 자신의 유전자를 단백질 껍데기로 보호하는 100nm에 불과한 생명체라고 볼 수 있다.

 

※ 인체의 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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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몸은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세균이나 다른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도 격렬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인체는 외부의 이물질과 항상 싸우고 있다. 그럼 인체를 하나의 성으로 상상하고 바이러스를 비롯한 이물질을 외부의 침입자로 비유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머무르는 성에 침입자가 매일 들락날락 출입하고 전투를 해야 한다면 어떨까? 아마 1년도 채 생존하지 못하고 다 죽을 것이다. 그래서 인체는 전투의 발생을 원초적으로 막는 성벽을 쌓았는데, 그것은 바로 피부이다. 피부가 있는 한 우리는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몇몇 경우에 피부를 뚫고 바이러스가 침입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모기에게 피를 빨릴 때이다. 모기가 피부에 침을 꽂아 넣고 흡혈할 때 모기 내부에 살고 있는 바이러스가 피부 속으로 침입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로는 일본뇌염이나 뎅기열이 있다. 비슷하게 주사기로도 감염이 될 수 있는데, C형 간염이나 에이즈 같은 질병의 감염경로가 주사기이다. 마지막으로 피부라는 성벽이 뚫리는 순간은 상처가 났을 때이다. 상처를 노출시켜놓는 것도 위험하지만 특히 동물에게 물리거나 할퀴게 되어 난 상처는 동물의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전염되는 통로가 된다. 대표적 예시가 개, 너구리를 통해 전염이 되는 공수병(광견병)이다. 피부에 약간만 상처가 나도 감염되는 질병이 많아지는데 만약 피부가 없다면 무균 인큐베이터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2) 인체에는 피부로 덮이지 않는 부위가 몇 개 존재한다. 눈, 코, 입등의 개구 부위인데, 기관지나 식도를 통해 인체 내부로 직행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감염경로가 된다. 하지만 소수의 바이러스는 개구 부위를 지나더라도 몸 안으로 침입할 수 없는데 이유는 개구 부위에 몇 단계의 면역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장벽은 입구 주변에 있는 리소자임(Lysozyme)이라는 물질이다. 리소자임은 강력한 살균성분으로 바이러스 껍데기 단백질을 파괴해 버린다. 

 

바이러스가 리소자임의 벽을 뚫고 들어오더라도 호흡기나 기도에 존재하는 섬모에 의해 쫓겨난다. 섬모는 머리카락 같이 인체 내부에 난 털인데, 가르마가 머리카락의 방향을 결정하 듯 섬모의 방향도 결정되어 있다. 호흡기나 기도에 있는 섬모는 모두 입 쪽으로, 즉 기도 바깥을 향하고 있고 섬모가 움직이면서 섬모에 붙어있는 이물질을 지속적으로 밖으로 밀어낸다. 

 

섬모로도 이물질을 쫓아내지 못하면 우리 몸은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서 강제로 몸 밖으로 날려버린다. 그래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내뱉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조심해야 한다. 

 

식도를 통해 침입한 바이러스가 내장 속에서 오래 머무르면 장기가 감염될 수 있다. 그래서 쓸모 있는 영양분으로 흡수한 후 나머지 찌꺼기를 몸 밖으로 배출하게 되는데 이때 바이러스도 같이 배출된다. 

 

(3) 위의 장벽을 모두 뚫게 되면 우리 신체가 감염되는데, 위의 장벽을 뚫는 방식은 매우 강력한 바이러스 하나가 리소자임, 섬모 등등을 모두 헤치고 오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바이러스들이 동시에 침입해서 일부가 면역 장벽을 뛰어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인체 내부로 들어와 세포를 감염시키면 우리 몸이 날 때부터 보유한 선천면역이 작동한다. 감염된 세포는 인터페론(당단백질의 일종)을 분비하여 면역세포를 불러들인다. 제일 먼저 도착하는 혈액 호중구는 탐식 세포의 일종으로 바이러스를 집어삼킨다. 바이러스를 집어삼킨 후 활성 산호를 내뿜어서 바이러스를 살상하고 스스로 자살한다. 일종의 자살특공대다. 혈액 호중구는 혈액을 돌아다니며 이물질을 청소하는데, 만약 이물질이 발견되면 인체는 골수에서 호중구를 대량으로 방출하여 바이러스와 싸울 태세를 갖춘다.

 

혈액 호중구와 같은 탐식 세포는 바이러스를 먹어치우며 두 가지 기능을 더 수행한다. 하나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제공이고, 나머지는 면역세포 지원 요청이다. 우선 탐식 세포는 바이러스를 파괴한 후 그 조각을 표면에 걸어 놓는데, 이 조각에 대한 정보는 면역 세포의 총사령관 격인 헬퍼 T세포에게 전달된다. 전달된 정보를 통해 항체가 있는지 확인하고 항체 생산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인터류킨을 분비하는데, 인터류킨은 면역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체온 향상을 요청하고 다른 면역세포를 불러 모은다. 감염성 질환에 걸렸을 때 열이 나고 감염 부위에 고름이 생기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열이 나는 것은 사이토카인이 발열을 촉진하기 때문이고, 고름은 감염부위에서 자살하는 탐식세포의 흔적이다. 

 

(4) 만약 급성감염이 일어나면 인체는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초래하여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감염부위에 과도한 탐식 세포가 몰려들어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형성돼서 숙주 조직까지 손상되고, 뒤이어 따라온 T세포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마구 죽여 염증이 과도하게 생길 수 있다. 이와 같은 과한 면역반응을 사이토카인 폭풍 효과라고 하는데 면역기능이 활발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5) 수많은 면역세포가 바이러스와 전투를 벌이는데, 그중 B세포는 항체(바이러스 같은 항원과 결합하여 항원을 무력화시키는 물질)를 생산하는데, 한 번 생산된 항체에 대한 제조법을 저장하고 있다가 같은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헬퍼 T 세포의 명령에 따라 항체를 생산한다. 우리 몸이 생성할 수 있는 항체의 종류는 1조 개에 이른다고 하니 항체 제조법을 저장하는 용량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1-3 바이러스와 숙주의 관계

생물이 보유한 우수한 면역시스템 때문에 바이러스는 살아갈 터전이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바이러스도 생존을 위해 숙주와 좋은 관계를 맺는다.

 

(1) 사람의 몸에도 수많은 바이러스가 상주하고 있지만, 특별한 병증을 유발하지 않고 조용하게 지내는데, 이런 관계를 공생관계라고 한다. 바이러스가 공생관계를 형성한 숙주를 자연 숙주라고 한다. 바이러스는 자연숙주에서 머물 때는 무리해서 증식하지 않고, 자연숙주 또한 바이러스를 무리해서 제거하지 않는다. 사람과 공생하는 바이러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단순포진과 대상포진을 유발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사마귀를 유발하는 파필로마 바이러스 같은 것들이 있다.

 

공생 관계 중 공격적 공생은 바이러스와 숙주가 단순히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표적 예시는 다람쥐원숭이에 기생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다람쥐원숭이에게 병증을 나타내지 않지만, 다람쥐원숭이와 서식지를 다투는 명주원숭이에게는 치명적이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는 급성 암이 유발되어 사망에 이른다. 즉,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다람쥐원숭이의 서식지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2) 단순한 공생관계를 유지하기도 하고 공격적 공생관계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바이러스가 숙주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현상은 보통 바이러스가 자연 숙주를 벗어나 새로운 숙주 서식처에 자리 잡을 때 발생한다.

 

바이러스가 새로운 서식처에 진입하면 낯선 환경과 마주하게 된다. 바이러스는 낯선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격렬하게 증식하는데 숙주의 면역세포를 무력화할 정도로 과도하게 불어난다. 숙주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이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와 불어나니 뜬금없다. 그래서 면역체계를 이용해서 강력하게 저항하고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려고 시도한다. 이 힘겨루기의 승자가 바이러스라면 몸에는 병증이 발생한다. 설사, 기침 등등의 병증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바이러스가 자리 잡은 위치와 관계가 있다. 호흡기에 자리 잡고 증식한다면 가래,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소화계통에서 증식하면 설사와 복통의 증상이 유발된다. 반면에 숙주가 이기면 바이러스는 숙주에게서 퇴치된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바이러스 자신이 지속적으로 숙주에 머무르고 서식처를 넓히려면 이와 같은 공격적인 행동은 도움되지 않는다. 만약 바이러스의 증식 속도가 빠르고 숙주에게 치명적인 병증을 유발해서 바이러스가 승리하더라도 자신이 머무를 숙주가 사망하니 지속 가능한 서식이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숙주가 빠르게 사망하면 다른 숙주로 이동할 기간도 짧아져서 사망한 숙주와 같이 공멸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바이러스가 자연 숙주를 벗어나서 새로운 종류의 숙주에 머무르면 바이러스의 난폭성은 점점 낮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시대를 휩쓸었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한때 수많은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지만 점점 치명률이 낮아져 계절마다 순환되는 독감으로 진화하여 지속적으로 생존한다.

 


1-4 바이러스의 강점 - 유전자 재조합

(1) 바이러스가 숙주와 공생하기 위해 치명률이 낮아지고 전염력이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했다. 이와 같은 적응력이 바이러스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이다. 바이러스는 숙주의 면역체계와 같은 험악한 환경을 마주하게 될 때, 버텨내고 이겨내기 위해 변화한다. 즉 자신의 유전적 특질이 변화시킨다.

 

바이러스가 환경에 적응하도록 빠르게 유전적 특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바이러스가 비교적 적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바이러스의 세대 간격이 짧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바이러스 아집단이 존재하는 것이다.

 

(2) 생물은 자신의 유전정보를 DNA라고 부르는 이중 나선에 정보 단위인 염기의 배열로 저장한다. 유전적 특질은 하나의 염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닌 염기서열(염기가 배열되어있는 순서)의 여러 조합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유전자 개수가 다른 생명에 비해 적다. 수천에서 수십만 개 정도의 유전자 핵산 개수를 가지며, 평균적으로 1만 개다. 인간의 유전자 염기쌍이 30억 개나 된다는 것과 비교해보면 매우 작다. 바이러스는 전체 유전자의 개수가 적어서 몇 개의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바이러스의 특징이 크게 변화한다. 즉, 적은 수만 유전자가 변화해도 바이러스 개체는 큰 변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3) 염기서열의 변화가 유지되려면 다음 세대로 그 특징을 전해줘야 한다. 즉 바이러스의 특징이 바뀌어 새로운 바이러스가 되기 위해선 세대가 변해야 하는데, 바이러스의 세대는 약 하루이다. 종에 따라서 수 시간에서 수 수일 사이지만 평균적으로 하루면 새로운 세대로 진입한다.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돌연변이와 유전자 조합이 자주 일어나는데 세대마저 짧아서 바이러스가 의미 있게 변화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4) 사람은 개체마다 다른 특징을 가졌다. 이런 개성은 전체 유전자의 최대 0.1%로 발생한다. 바이러스도 사람처럼 서로 다른 특징을 지녔다. 그런데 같은 바이러스 종에서 개체의 차이를 유발하는 유전자 염기서열의 차이는 1%를 육박한다. 사람의 10배 이상이다. 심지어 1% 이상의 차이를 가진 바이러스 종도 부지기수이고 몇몇 종은 수십 % 에서 50%까지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유전적 특징을 보유한 바이러스는 수많은 아집단을 형성하는데 이것이 외부 환경에 손쉽게 적응하고 변화하도록 도움을 준다. 

 

(5) 바이러스의 발 빠른 유전적 변이가 큰 장점이기는 하지만 항상 변이 하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바이러스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돌연변이와 유전자 재조합을 하는 것이다. 이것과 관련한 실험이 하나 있다.

 

닭은 뉴캐슬병에 걸리면 100%로 사망한다. 이 실험은 뉴캐슬병의 백신을 맞추지 않은 닭 집단 A와 백신을 접종시킨 닭 집단 B에게 각각 바이러스를 주입한 후 닭의 분변을 수집하고 수집한 분변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하여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변화가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실험 결과 집단 A의 분변 바이러스는 주입한 바이러스와 동일하게 수집된 반면, 집단 B에서는 수많은 아집단이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백신으로 항체를 보유한 닭 등은 뉴캐슬병 바이러스를 맹렬히 공격하여 바이러스가 머무를 환경을 척박하게 만들었고, 바이러스는 면역 압력을 받아 염기서열을 변화시켰다. 즉, 새로운 환경에 접해야 바이러스의 특징이 변하는 것이다.

 

 


 

2. 신종 바이러스

2-1 신종 바이러스 예측 불가능 - 블랙스완

바이러스는 오랜 기간 동안 인간을 괴롭혀 왔다. 홍역, 천연두, 스페인 독감 등이 과거에 발생했고, 최근에는 COVID-19가 우리의 일상을 흩트리고 있다. 인류는 끊임없이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고생했었다. 과거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영문도 모르고 당했을지 모르지만 최근에는 유전공학과 의학, 약학이 많이 발전하였고, 인공지능도 출현하여 신종바이러스의 출현을 예측하여 미리 대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종 바이러스는 블랙스완 같은 존재라고 한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블랙스완>에서 설명한 블랙스완의 개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흰 백조의 존재만 알던 때는 검은색 백조를 예측할 수 없고, 어느 날 검은 백조의 존재를 알게 되면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알게 된 이후가 돼서야 검은 백조를 소급하여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도 없고 알게 되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때 이를 X이벤트(Extreme Event)라고 하고 블랙스완으로 빗댈 수 있다. 신종 바이러스는 블랙스완 같기에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예측하기 힘든 이유는 글의 마지막 부분인 전염병 통제 부분에서 정리하겠다.) 

 


 

2-2 신종바이러스 출현 요건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어떤 요건을 갖추었을 때 발생하는지는 설명할 수 있다. 신종 바이러스가 되기 위해서는 종간 장벽을 뛰어넘어야 하는데, 이것은 믹서기 동물과 "푸시 & 풀(Push & Pull)" 통해 이루어진다.

 

(1) 종간 장벽

종간 장벽은 앞서 언급한 대로 생물 종이 서로 다른 세포 수용체를 지니기 때문에 형성된다. 종간 장벽을 뛰어넘어 자연숙주가 아닌 다른 숙주에게 감염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에, 어떤 바이러스가 다른 숙주에게 진입하더라도 증식하지 못하고 퇴치된다. 하지만 종간장벽을 비교적 쉽게 뛰어넘을 수 있게 도와주는 믹서기 동물이 존재한다.

 

(2) 믹서기 동물

※ 믹서기 동물 상세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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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서기 동물을 언급하기 전 인수공통 감염병을 먼저 말해야 한다. 인수공통 감염병은 동물에 기생하는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어 기생할 때 발생하는 병이다.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를 뜻하는데, 동물에서 인간으로 넘어올 경우 인수공통 감염병이라는 말을 쓰고, 사람에게서 동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갈 때는 역인수공통 감염병이라고 한다.  결국 인수공통 감염병은 근연관계가 가까워서 세포 수용체 구조가 유사할 때 존재할 수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었다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조류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감염되었으니 조류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에게 직접 전파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바이러스도 조류에게 직접 전파되지 않는다. 그럼 AI가 사람에게 어떻게 감염되는 것일까? 그 대답은 돼지가 가지고 있다.

 

돼지는 조류의 세포 수용체 구조와 유사한 세포수용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사람의 세포 수용체도 가지고 있다. 돼지는 사람과 조류의 바이러스 모두 감염될 수 있다. 즉 돼지는 조류로부터 AI에 감염되고 이 AI를 다시 사람에게 전파하는 중간 전파 매개체 동물이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그대로인데 돼지가 중간에 매개한다고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은 말이 안 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재조합 능력이다.

 

AI에는 A, B, C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만약 돼지 한 마리에 서로 다른 AI 바이러스 A, B가 감염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돼지 몸속에서 면역반응이 일어나고 AI 바이러스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돌연변이와 유전자 재조합을 한다. 그 과정에서 A의 바이러스와 B의 바이러스가 섞여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기고 돌연변이가 발생해 전혀 다른 바이러스가 생긴다. 이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람에게 전파가 되는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탄생하게 된다.

돼지 같이 서로 전파할 수 없는 바이러스들을 매개하고 서로 뒤섞어주는 동물을 믹서기 동물이라고 한다. 이런 믹서기 동물들이 종간 장벽을 비교적 손쉽게 뛰어넘게 해 준다.

 

 

(3) 푸시 & 풀 (Push & Pull)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위해선 자연 숙주에서 머무르는 바이러스가 종간 장벽을 뛰어넘어 사람에게 전파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를 스필오버(Spillover)라고 하는데, 스필오버를 유발하는 환경적 변화를 푸시 & 풀이라고 부른다.

 

※ 푸시 & 풀의 상세 설명 (전제조건과 작용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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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 & 풀로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하려면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자연 숙주 집단 내 바이러스가 효율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 말은 자연숙주 내 바이러스가 최소 한 개체 이상 감염시키고, 바이러스의 감염된 개체수가 줄지 않고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 개체가 감염시킬 수 있는 평균 개체수를 의미하는 기본 감염 재생 지수가 1 이상 이어야 한다. 기본 감염 재생 지수가 1이면 한 개체가 평균적으로  다른 한 개체만 감염시키니 감염된 개체수는 변화가 없다. 만약 1 이상이면 감염 개체수가 점차 증가하고, 1 미만이면 점차 감소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집단 내 개체수가 충분히 많아서 바이러스가 유지되어야 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숙주 개체가 서로 빈번한 접촉을 해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것을 간단히 말해 대규모로 집단 서식하는 동물 집단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 예시는 수백만 마리씩 모여사는 박쥐와 수십~수백만의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야생오리류이다. 

 

자연 숙주 집단에서 바이러스가 안정적으로 존재하다가 새로운 숙주로 감염되는 스필오버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세포 수용체 구조가 변화해야 한다. 구조가 변화해 종간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선 바이러스의 돌연변이와 유전자 재조합 과정이 발생할 새로운 환경이 주어져야 하는데, 그것은 자연 숙주와 새로운 숙주 간에 빈번한 접촉이다. 자연 숙주에 있는 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와 빈번하게 접촉하다 보면 새로운 숙주에서 증식하길 시도하고 어느 순간 성공하여 새로운 숙주에 맞는 세포 수용체를 가지게 된다. 결국 세포 수용체가 변화하는 스필오버는 자연 숙주와 새로운 숙주의 빈번한 접촉을 유발하는 환경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환경 변화를 Push와 Pull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Push조건을 사람의 입장에서 서술해 보면 다음과 같다. 특정 지역에 인구가 이전에 비해서 과하게 증가하면 더 넓은 생활터전과 더 많은 식량자원, 광물자원이 필요해진다. 사람은 생활터전 확장을 위해 간척사업을 벌이거나, 운하를 건설하고 식량자원을 획득하기 위해 땅을 개간하고, 벌목하고, 화전을 시행하다. 또한 광산지대를 조성하거나 대규모 축산을 위해 초원을 이용하기도 한다. 사람의 확장 행동 때문에 그 지역에 살던 동물들은 서식지를 빼앗기고 쫓겨나게 된다. 갈 곳 없는 동물들은 인접 지역으로 서식지를 옮기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다른 동물들의 서식지를 침입하거나 사람의 서식지를 재침범하는 행위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이처럼 인간의 확장으로 인해 다른 동물들을 서식지에서 밀어내어 동물 간에 빈번한 접촉을 만드는 환경적 변화가 Push 조건이다.

 

Pull조건은 다른 동물들을 끌어들여서 사람과 빈번하게 접촉하게 만드는 환경적 변화이다. 대표적인 예시는 다음과 같다. 인구 규모가 커지고 밀집되면 농축산물의 대량생산으로만 감당할 수 있어서 농경지나 과수원을 형성하는데, 야생 동물들이 자연재해나 벌목 등으로 서식지를 옮기면서 더 좋은 먹이를 찾아 나서다 농경지와 과수원에서 생산되는 곡식이나, 과일을 침탈하게 된다.

 


 

 

2-3 푸시 & 풀을 유발하는 인간의 행위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류는 역사적으로 두 번 푸시 & 풀 환경을 조성했다. 첫 번째는 신석기 혁명 즈음에 정착하여 농업생활을 시행한 것과 가축을 사육한 것이고, 두 번째는 최근에 맞이한 인구의 폭발적 증가이다.

 

수렵, 채집할 때는 여러 군데 분포되어있는 식량을 찾아 나섰기 때문에 사람 주변으로 여러 해충이 몰려들지 않았다. 하지만 신석기 혁명 즈음에 한 곳에 정착하고 곡물을 비축하게 되니 곤충, 해충, 설치류 등이 몰려들게 되었다. 그리고 가축을 기르기 시작한 이후 가축과 빈번한 접촉이 발생하였는데 두 사례 모두 대표적인 푸시 & 풀 조건이다. 이 당시에 사람으로 전파된 질병들이 천연두, 홍역, 소아마비 같은 것들이 있다.

 

화학비료를 발명되어 식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게 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워지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과도하게 많아진 사람을 수용하기 위해 대도시 중심의 현대문명이 건설되었고, 여러 자원을 공급하기 위해 자연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했다. 그 결과 서식지를 잃은 숲 속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서식지에 접근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소나 돼지, 말과 같은 가축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게 되었다.

 


 

2-4 현대 사회는 신종바이러스가 출현하기 좋은 환경이다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는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여 인류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침탈하는 것이외에 몇 가지가 더 있다.

 

(1) 앞선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신종바이러스 출현의 핵심서로 다른 종의 뒤섞임이다. 이 과정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장소 중 하나가 중국 전통 재래시장이다. 중국 전통 재래시장에서는 우리가 상상도 하기 힘든 생물들이 유통되고, 현장에서 도축되어 판매되기도 한다. 거래되는 동물들은 닭, 당나귀, 양, 돼지, 여우, 오소리, 쥐, 고슴도치, 뱀, 박쥐, 사향고양이 등이 있다. 바이러스를 옮기기 위해서 꼭 살아있는 상태에서 접촉할 필요는 없다. 혈액, 오줌, 분변, 타액으로도 옮을 수 있기에 위의 동물들이 사망한 상태여도 바이러스가 뒤섞일 수 있다. 

 

(2) 중국의 광둥성도 신종 바이러스 위험지역이다. 광둥성은 예로부터 온화한 날씨에 토지가 비옥하고 해산물이 풍부했다. 그 결과 요리 문화가 발달하여 수많은 산해진미가 만들어졌는데, 이런 문화는 모든 생명을 식재료로 여기는 경향으로 발전했다. 낯선 동물들은 희귀한 식재료로 연구되어 풀 & 푸시가 작용되고 있다. 광둥성 지방은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독감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3) 철새도 위험하다. 철새는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기 전부터 존재했지만 서로 서식지가 겹치지 않았다. 하지만 근래에 인류의 활동범위가 넓어지고 철새와 접촉하는 빈도도 증가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철새의 구강 분비물, 분변 등을 통해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전파되는 환경을 조성하게 되었다. 닭과 같은 가금류 축산농가는 철새로부터 전파된 AI로 인해 닭은 폐사시켜야 하는 사태도 겪는다.

 

(4) 중국은 또한 세계 가금 공장인데, 영세농가는 돼지, 닭, 오리를 뒤섞어 키우고 수천 마리의 오리를 방사해서 사육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철새와 접촉한 돼지나 오리가 AI에 감염되고 서로 뒤섞여서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탄생시킬 수 있다.

 

(5) 또한 대도시도 문제이다. 상하수도와 보건서비스가 잘 갖춰진 경우에는 대도시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경제 수준이 뒷받침되지 않아 위생이나 보건이 마련되지 않은 대도시의 경우는 전염병 인큐베이터나 다름없다고 한다. 인구가 밀집된 상태에서 사람이 생산하는 쓰레기, 배설물로 식수가 오염되어 수인성 바이러스에 걸리고 모기가 들끓어서 모기로 인한 전염이 발생할 수 있다.

 

(6) 현대는 어떤 방식이든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게 되면 전 세계 구석구석 바이러스를 전파할 물류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구촌이 형성되어 매일매일 비행기, 배, 자동차, 기차로 사람과 물류가 대규모로 자주 이동한다. 이는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요인이 되기도 하면서 세계적인 바이러스로 전파될 여건이다. 그중 국제도시가 허브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 의외로 모기를 통해 바이러스 대규모 유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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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가 피를 빨아서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려면 모기 안에 바이러스가 충분히 증식해야 한다. 즉, 모기가 태어나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바이러스를 증식시키고 다른 생물에게 전염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기의 수명은 수개월 정도로 짧다. 게다가 모기끼리는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다. 흡혈 대상과 모기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이를 종합해보면 모기를 통해 어떤 병에 감염되려면 모기가 어떤 숙주 동물을 통해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얻어야 한다는 말이고, 이는 자연 숙주 집단에서 바이러스 생태계 안정이 유지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모기로 인해 대규모로 전파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우선 모기의 서식지가 넓어야 한다. 서식지가 분절되어 있더라도 같은 모기종이 살아야 한다. 두 번째로 모기와 자연 숙주의 서식지가 겹쳐야 한다. 세 번째로 모기에게 혈액을 공급해주는 동물이 바이러스의 안정적인 자연숙주 역할을 해야 한다. 적어도 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모기로 인한 전염병 유행은 전 세계로 퍼질 가능성이 낮다.

 


 

2-5 신종 바이러스의 근원 동물은?

신종 바이러스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바이러스이고 현재 활동하는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동물을 통해 전파되었다. 그중 가축은 사람과 수천 년을 함께 했기 때문에 근원 동물 후보에서 제외된다. 결국 신종 바이러스 최초 출현 지역 주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 중 범인이 있을 확률이 높다. 주변 야생동물들의 분변, 타액, 혈액 등을 채취해서 바이러스 항체를 검출하고 신종 바이러스와 비교해보면 근원 동물을 밝혀 낼 수 있다. 

 

현재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 근원 동물의 유력 후보는 오리 종류의 철새박쥐류이다. 

 


 

2-6 유력 후보 박쥐!

21세기 들어서 몇 년 주기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였는데 그중 상당수가 박쥐로부터 유입되었다. 2003년에 중국에서 출현한 사스(SARS)는 처음에 중국 재래시장에 있던 사향고양이가 자연 숙주인 줄 알았다. 하지만 후속 연구를 진행할수록 중국 남부지역 동굴에 서식하는 중국 관박쥐로부터 전파되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2014년에 한국을 들썩였던 에볼라(Ebola) 바이러스는 원래 1976에 처음 출현했는데 당시에는 원인 동물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후에 야생과일 박쥐에서 항체를 발견하고 자연 숙주를 특정하였다. 또한 2015년을 떠들썩하게 만든 메르스(MERS)는 단봉낙타로 전파되었다고 의심받았지만 조사한 결과 이집트 무덤 박쥐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 말에 출현하여 현재 2021.08까지 진행 중인 COVID-19도 박쥐로부터 전파되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왜 박쥐로부터 신종 바이러스가 많이 출현할까? 거기에는 6가지 이유가 있다.

※ 박쥐가 신종 바이러스의 근원인 6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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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선 박쥐에 수많은 종이 존재한다. 현재 포유동물의 종은 5000여 종이 있는데 그중 1240종이 박쥐로 종의 다양성이 설치류 다음으로 가장 많다. 박쥐의 생물학적 다양성은 수많은 다양한 바이러스의 서식환경을 보장한다.

 

(2) 박쥐는 사회적 동물이면서 수명이 길다. 박쥐는 사회적 동물이어서 같은 종끼리 모여서 서식하면서 다른 박쥐종과도 함께 무리 지어 산다. 그 규모는 수백만 정도이고 무리 내에서 박쥐끼리 접촉도 빈번하다. 또한 서로 다른 무리끼리 구성원을 주기적으로 교류하는데 이는 바이러스의 전파와 보존을 손쉽게 만든다. 박쥐가 무리 생활을 하더라도 수명이 짧다면 자연 숙주로서 기능하지 못하겠지만 박쥐의 수명은 5~50년으로 길어서 감염과 재감염에 노출되어 있다.

 

(3) 박쥐는 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감염되어있어서 믹서기 동물의 역할을 한다. 일부 박쥐는 동면이나 일상 수면을 취할 때 대사에너지 보존을 위해 저체온을 유지하는데,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기능이 억제된다. 면역기능의 억제는 바이러스의 청소를 늦춰서 박쥐가 지속적으로 감염상태에 있게 만든다.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라면 박쥐 몸 내부에서 바이러스가 뒤섞이는데, 이는 믹서기 동물의 기능과 일치한다.

 

(4) 박쥐는 다른 동물과 서식지가 겹칠 때 먹이 다툼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동물에게 전파시킨다.

 

(5) 박쥐의 식습관이 문제가 되는데, 그중 과일박쥐는 삼킨 과일을 모두 소화시키지 않는다. 과일을 씹어 삼킨 후 일부를 다시 뱉어내는데, 뱉어진 과일에는 박쥐에게 감염된 바이러스가 잔뜩 묻어있다. 

 

(6) 박쥐는 포유류 중에서 유일하게 비행할 수 있는데, 그 능력이 또한 뛰어나다. 특정 종은 계절적 이주를 하는데, 한 번에 2000km를 이동하기도 한다. 박쥐의 활동범위가 넓으니 위의 5가지 문제점이 더더욱 심화된다.

 

 


 

3. 전염병 통제

3-1. 전염병을 통제해야 하는 이유

과거에 전염병은 자연재해의 일종이었다. 원인도 모른 채 몸이 아프다 죽는 것을 보고 천벌을 받는다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염병의 근원이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과 같은 미생물로 인해 발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악행을 일삼았기 때문에 천벌받는다거나 무작위로 피해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전염경로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전염병의 출현을 예상하거나 막진 못해도 발병한 이후에 조심해서 통제할 수 있다. 

 

(1) 전염병을 통제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다. 죽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죽진 않더라도 후유증을 남긴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 어느 날 질병 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통제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다.

 

(2) 두 번째 이유는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심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피해는 공포로 인해 극대화된다. 사람들은 전염되어 병에 걸리는 불상사에 과도한 공포를 느껴서 감염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에 하나하나 촉각을 곤두세우고 반응을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 전염병 환자가 출현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근처도 가지 않는 종류의 반응이다. 

 

이런 공포로 인한 행동은 사회활동의 위축을 초래한다. 특히 대면하는 사업 종류에 악영향을 많이 끼치는데, 그 종류는 관광, 유통 등 기타 서비스 업종이다.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손실을 정리해 놓은 자료가 있다. 자료에 의하면 2009년의 신종플루는 약 3600억~4조 달러, 사스는 최대 500억 달러, 메르스는 최소 78억 달러이다. 신종플루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더 큰 피해를 기록했다. 현재 진행 중인 COVID-19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손실은 어느 정도로 기록될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은 공포로 다가온다.

 

(3) 사람에게 전염되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가축 바이러스도 사회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 가축 바이러스의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는 대규모 밀집사육 때문이다.

 

※ 대규모 밀집사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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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사회만 하더라도 집안 마당에서 몇 마리의 가축을 기르고 마을 단위에서 가축을 생산 및 소비하였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인구가 늘어나고 산업화가 고도화됨에 따라 육류 수요가 증가되었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축산업 규모가 확장되었다. 그 결과 수천 마리의 돼지나 수만 마리의 닭을 한 곳에 몰아넣고 키우는 현대화된 사육시설인 대규모 밀집사육이 탄생했다. 

 

현대 사회 이전에는 가축이 밀집하여 생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염병의 출현 가능성이 낮았을뿐더러 발생하더라도 장거리 전파가 되지 않아 소규모 피해만을 초래하였다. 하지만 대규모 밀집사육에선 일단 가축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다. 가축 간 간격이 좁아 바이러스는 인접 동물을 이용하여 사육장 대부분의 가축을 감염시킨다.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아채고 농장 주인이 감염된 가축을 선별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든다. 선별을 완료하더라도 또 다른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살처분을 시행하는데 농장주 입장에서는 살처분 자체의 비용뿐만 아니라, 농장의 자산인 가축이 사라져 재산이 증발하는 것과 같은 재앙과 같은 피해가 발생한다.

 

한 농장 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의 문제는 해당 농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규모 밀집사육은 필연적으로 외부와 교류를 해야 한다. 농장은 가축을 사육하기 위해 차량을 이용하여 외부에서 사료를 공급받고, 적당한 시기에 가축 출하를 해야 하는데, 업무 차량이 농장에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농장에 입장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다른 농장으로 이동하면 바이러스는 거리를 뛰어넘어 다른 농장에 전파된다. 바이러스 발생농장은 바이러스를 찍어내는 공장이 되어버리고 농장에 출입하는 차량은 바이러스를 퍼 나르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방심하고 방치해버리면 국가적인 재앙으로 비화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농장주는 여러 가지 검역과 방역활동을 한다. 주기적으로 농장 안팎을 소독하고, 가축에게 정기적으로 백신을 접종시킨다. 또한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차량은 무단출입이 금지된다.

 

대규모 밀집사육은 태생적으로 집단 바이러스 유행에 취약하여 여러 가지 검역, 방역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유행이 시작되면 가축들은 살처분되는 운명에 처해진다. 바이러스는 개개의 동물들에게도 비극이지만 인간사회에도 큰 타격을 가한다.

 

가축을 살처분하게 되면 육류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 간단한 경제 논리인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축산물이나 가공부산물의 가격이 치솟고 올라간 가격으로 육류 소비는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는 특정 질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상품에 거부감을 느껴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관련 농장, 식당, 업계는 침체된다. 정도가 심하면 파산하거나 도산할 수 있다. 만약 농장이 파산하면 해당 농장이 차지하던 시장 점유율은 수입산 가축 물로 대체되며 경제구조가 변화할 것이다. 이는 한 국가의 식량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 발생 지역은 예정되었던 지역축제도 취소되며 지방정부나 지역 시민의 관광수입이 감소될 것이다. 가축만 감염시키는 전염병도 경제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통제해야 한다.

 


 

3-2. 보건당국의 대처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출현은 생명에 위협을 주고 경제에 타격을 가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 통제해야 한다. 하지만 주먹구구식의 통제는 효율이 떨어진다. 바이러스 전염력의 핵심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보건 자원을 집중해야 할 곳을 찾기 위해 전염력과 관련된 지표를 아는 것은 도움이 된다.

 

(1) 유효 재생 지수(Rt)

해당 글 앞부분에서 감염된 사람 한 명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킨 인원수를 기본 재생 지수라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좀 더 엄밀하게 말하면 기본 재생 지수는 구성원 모두가 비감염자인 집단에 새로운 감염자 한 명이 발생할 때, 이 감염자가 몇 명의 구성원을 감염시킬 것인가에 대한 기대치이다. 즉 최초 감염자에 대해서 적용 가능하다. 

 

실제 전염병이 전파되는 과정을 보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하는 사람도 생기지만 병에 걸린 후 회복하여 면역이 생긴 사람도 생긴다. 이는 감염될 수 있는 사람이 감소하게 되어 똑같은 집단 이어도 재생 지수가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염병이 유행한 이후에 동시에 감염된 사람은 한 명이 아니라 여려 명이 존재한다. 한 명이 실제로 재생산하는 감염자의 수와 여러 명이 실제로 재생산하는 감염자의 수는 단순하게 정비례 관계를 형성하진 않는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여 유효 재생 지수(Rt)를 사용한다. 유효 재생 지수는 특정시기에 발생한 각 신생 건수에 의해 유발되는 감염자의 수를 정량화해서 표현한 지표이다. 즉 시기별로 달라지는 재생 지수와 신생 건수가 변화함에 따라 재생산되는 감염자의 수가 변화하는 정도까지 표현한 것이다. 그렇기에 실제 전염병에 대처하는 보건 당국 입장에서는 유효 재생 지수가 더 유용하다.

 

 

(2) 슈퍼 전파자

보건 당국 입장에서는 유효재생지수가 유용하지만 해당 지표는 전파력을 집합적으로 나타낸 평균값일 뿐, 어떤 감염자가 강한 전파력을 가졌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각 감염자마다 전파력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1997년 옥스퍼드 대학의 울하우스(Woolhouse)는 과거 전염병의 전파율을 통계 분석한 결과 20/80 경험법칙을 발견해냈다. 이 경험 법칙은 총감염자의 20%가 나머지 80%를 감염시킨다는 보여준다. 2003년 싱가포르와 싱가포르의 사스 사례를 연구해본 결과 단 7명의 감염자가 전체 감염자의 75%를 감염시켰다고 한다. 이것처럼 강한 전파력을 가진 소수의 감염자를 '슈퍼 전파자'라고 한다. 감염자마다 전파력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토록 큰 차이를 생긴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슈퍼 전파자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었을까? 사람과 잦은 접촉이 전제되어야 하니 외향적인 성격이거나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을 가진 특징을 가졌을 거 같다. 하지만 확인해본 결과 슈퍼전파자는 검역과 통제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병증이 나타난 이후에도 방치된 환자들이었다. 방치된 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감염자는 슈퍼 전파자가 될 확률이 올라갔다.

 

 

(3) 보건당국의 대처

보건당국의 대처하는 방식은 위의 유효 재생 지수와 슈퍼 전파자의 개념을 살펴보면 간단하게 답이 나온다. 유효 재생 지수를 1 이하로 낮추어서 유행을 진정시키고 슈퍼 전파자의 발생을 막아 신생 감염자 수를 대폭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20/80 경험법칙에 의하면 20%의 감염자만 잘 통제해도 나머지 80%의 감염을 막을 수 있다.

 

결국 보건당국은 신종 바이러스 출현의 낌새가 보이면 신속한 초기 방역을 착수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감염자를 격리 차단하여 2차 감염자의 생산을 막고 밀접접촉자를 확인하여 선제조치를 취해야한다. 병증이 나타나지 않은 밀접접촉자도 전파력이 없는 잠복기일 가능성을 배재하지 않고 관리해야한다. 감염자가 보건당국의 자원과 인력을 초과하는 많은 수의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보건당국은 더이상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으니 무엇보다 초기에 한 명의 감염자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 대학 연구팀이 2003년에 발생한 사스 유형 분석을 했다. 만약 감염 환자의 신고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조기 입원을 했다면 2차감염자의 수가 19%나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고, 입원 후 신속한 격리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면 2차 감염자 수의 76%가 감소했을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보건 당국의 개입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

 


 

3-3. 개인적인 차원의 대처

보건당국의 노력으로 신종 바이러스 유행이 진압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실제로는 각 개인의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 보건당국의 촘촘한 대처도 시민들의 협조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시민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감염이 의심될 경우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고 격리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감염이 의심될 때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감염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1) 호흡기 질병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전염의 상당수를 막을 수 있다. 최근 COVID-19와 관련하여 해당 자료가 굉장히 많고 효과를 보고 있으니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2)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사람은 손을 이용해서 많은 동작을 수행하고 수많은 물건과 접촉한다. 이런 접촉을 통해 손은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로 범벅이 되어 있다. 문제는 사람이 얼굴을 만지는 행위를 무의식적으로 많이 한다는 점이다. 얼굴에는 코와 입 그리고 눈처럼 개구 부위가 몰려있는데 수많은 세균이 존재하는 손으로 얼굴을 만지면 병원균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 그래서 비누나 손세정제를 이용하여 손을 청결히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얼굴을 만지지 않는 노력도 해야 한다.

 

(3) 마지막으로 바이러스를 포함한 전염병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을 갖춰야 한다.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감염될까 두려 하고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정작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감염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주의점을 찾아보지만 낭설들이 많다. 신종 바이러스와 관련된 여러 낭설과 잘못된 정보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어느 정도 걸러내어 의미 있는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전염병에 대한 기초 교양이 있어야 한다. 

 

(4) 위에서 언급한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을 청결하게 관리, 전염병에 대한 기초 교양 습득, 정부의 방역지침 준수와 같은 간단한 노력들만 하여도 전염병 통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도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4. 신종 바이러스는 대비하는 노력들

4-1.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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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한 이후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리 예방하고 사전에 차단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과거의 경험법칙(Rule of Thumb)으로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정말로 그런지 생각해보자.

 

과거의 경험법칙으로 바이러스의 출현을 특정하고 그에 맞는 대비를 한다는 것은 언제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생물학 경로로 어떤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인지 예측을 하고 해당 백신이나 치료제를 미리 제작해놓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신종 바이러스 출현 요건인 푸시 & 풀 조건에 따라 사람의 활동 영역이 확장되어가는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를 하면 출현지역과 함께 출현할 바이러스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푸시 조건이 형성되는 지역에서 조사해야 하는 정보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밀려나는 동물의 종류, 그 동물을 자연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의 종류, 바이러스의 세포 수용체 종류, 바이러스가 변이 할 것으로 예측되는 결과 등등... 이 있을 것이다. 몇 가지만 간단하게 예를 들어 보았지만 현재 지식수준이나 정보처리 능력으로는 어림도 없어 보인다.

 

결국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발빠른 대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4-1. 바이러스 데이터 베이스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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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출현한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면 비슷한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 손쉽게 대처할 수 있다. 중국 사스 이후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빅데이터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수집된 코로나 바이러스만 390종이고 박쥐를 통해 전염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도 61종이나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신종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검출하여 인터넷 사이트에 저장된 세계 각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와 비교하면 어떤 바이러스인지, 어떤 계통에 속하고 세포 수용체의 부위, 돌연변이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세계 각지의 박쥐류, 설치류가 보유한 바이러스를 수집하고 조사하여 아직 인간 세계에 출현하지 않은 바이러스를 많이 발견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바이러스들이 사람에게 치명적인지는 정작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인데 비인도적인 방식이기에 시도할 수 없고 동물로 대체 실험한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을뿐더러 동물권도 침해하는 행위이다. 또한 세포 수용체 구조를 분석하거나 이미 알려진 세포수용체 구조를 통해 분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사후약방문이라는 것에는 변함없다. 최대한 신속한 대처를 위해 탄탄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 노력하는 것이다.

 

 

4-2. 바이러스 검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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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검체 시료에서 바이러스를 분리 배양하고 등등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수 주가 소요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바이러스 고유 유전자를 복제하고 증폭하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 효소 연쇄 반응) 기술로 바이러스 유전자를 하루 만에 검출할 수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 검출까지 시간이 단축되어서 신속한 대처를 할 수 있고 바이러스 유전자 빅데이터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검출하여 유전자 정보은행을 통해 바이러스를 특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비도 중요하다. 그것을 실현한 것은 간이검사 키트이다. 간이 검사 키트는 특정 병원균에만 달라붙는 항체를 확보하여 특정 병원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식인데, 현재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기술의 단점도 존재한다. 검체 시료에 병원균의 수가 적을 경우 검사 키트에 검출되지 않아 왜곡된 검사가 진행될 수 있다.

 

 

4-3. One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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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잠재적인 인수 공통점 염병 병원균의 1%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현실 속에서 인류의 활동영역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고 푸시&풀 요건에 의해 미지의 바이러스와 접촉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막기 위해 이상적인 방식은 자연세계를 더 이상 침범하지 않는 것이겠지만, 인류의 확장을 막지 못하는 현실 조건에 따라 차선책을 마련해야 했다. 

 

신종 바이러스는 야생동물을 통해 전파되고 중간 매개체 동물의 존재가 중요했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조사하기 위해선 사람만 연구할 것이 아니라 가축을 감시하고 자연 생태계에 대한 지식을 늘려야 했다. 그래서 세계 보건기구, 세계 동물보건기구, 세계 식량농업기구 등이 모여 공조체계를 형성하였고 자연생태계와 가축, 사람의 보건을 통합적이고 긴밀하게 공조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통합을 하나의 보건체계의 구축(One Health)라고 부른다.

 

One Health에서는 지구촌 자연 생태계와 야생동물 중의 생태 환경 변화, 이동반경이나 먹이 등 행동특성, 개체 밀도 변화들을 조사하여 이런 변화들이 신종 전염병 출현의 측면에서 동물보건과 공중보건의 위협요인을 분석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4-4. 국제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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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와 지구촌 문화 형성으로 세계 각국은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한 지역의 바이러스 발생을 그 나라만의 문제로 치부하고 무시할 수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 바이러스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초기 대응은 각국 보건 당국에 의해 시행되는데 단기간 안에 독자적인 노력으로 방역 시스템을 증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건 선진국은 각국 보건당국의 전염병 대응 능력 수준이 증진되도록 설비와 기술의 지원,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지원을 하고 전염병과 관련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인도적인 관점에서도 당연하게 지원해야겠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더라도 미리 기술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4-5. 바이러스 위험 세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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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특정할 수는 없다고 앞서 서술하였지만 출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예측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 발행지인 <아메리칸 내추럴리스트>에 박쥐 바이러스가 신종 바이러스로 출현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등급에 따라 제시했다. 분류하는 기준은 박쥐의 서식지의 유무, 규모, 숫자와 원주민이 박쥐를 사냥해서 먹는 식습관의 여부였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가장 위험한 지역은 에볼라가 발생했던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이고, 그다음으로 인도, 방글라데시, 중국 남부라고 한다. 그다음은 호주 동부, 중동, 중미, 유럽 남부이다. 우리나라는 출현 가능성이 낮은 국가에 속한다.

 

박쥐 바이러스만 제시하였지만 푸시&풀 요건을 기반으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6. 전염병 확산 가상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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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처리 기술을 이용하여 특정 지역에 전염병이 출현했을 때 바이러스 병원체가 전염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고 보건당국의 개입의 영향도 분석하려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투입 변수로는 교통 인프라, 인구 규모와 인구 유출입, 생활 패턴, 지역문화, 바이러스의 기본 재생산 지수, 잠복기간, 등등이 있다고 한다.

 

2009년 당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북미 지역에서 전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GLEAMviz'가 등장했었고, 국내 통신 회사도 '가축질병 확산 대응 모델'을 이동통신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를 했었다.

 

개발되는 수많은 가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들은 사회문화적 특성을 변수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생활방식이나, 식습관, 장례 문화 등을 정확히 입력할 수 있게 되면 더욱 정확도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람이 직접 변수를 입력하지 않아도 더 정확한 모델이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4-7. 실시간 세계 보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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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보건기구는 각국 보건당국과 WHO 산하 연구소와 사무소를 통해 공식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언론 미디어, 비정부단체를 통해 비공식적 정보를 수집하여 검증한 후 WHO 사이트를 통해 통계자료를 제시한다. WHO에서 제공하는 통계 자료는 신뢰할 만 하지만 일반 대중이 원하는 정보는 실시간 감염자의 수와 그 위치이다. 어떤 지역을 피해야 하고 어떤 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놀랍게도 대중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가 존재한다. 2006년 미국 보스턴 어린이 병원에서 구축한 세계 보건 지도 '헬스맵' ( http://www.healthmap.org) 이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과거 전염병 발생정보, 최근 며칠 동안 어디에서 어떤 전염병이 발생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가축 전염병까지 확인할 수 있는데,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바이러스 쇼크>의 저자는 놀라운 변화지만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미디어나 인터넷 의학정보에 의존하기 때문에 놓치는 정보가 있음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시간 정보가 제공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4-8. 항바이러스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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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항체 치료 기술  : 혈청 항체 이용, 바이러스에 걸렸다 회복한 환자의 혈액을 혈청으로 만들어 치료제로 사용

단일 클론 항체 생산기술 : 항체를 분비하는 B세포와 암세포를 융합하여 바이러스 항체 대량 생산하는 기술

 

바이러스 복제 길목 차단 기술 : 바이러스 복제하는 과정을 방해하여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기술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문제점 : 신체 부작용,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 막대한 신약개발 비용

 

4-9.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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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은 감염의 위험이 없는 바이러스 단백질을 인체에 주입하여 원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바이러스 껍데기 단백질을 인공적으로 생산하여 원래 바이러스와 형태가 거의 비슷한 바이러스 유사 입자(Virus Like Particle, VLP)를 형성한다. 껍데기 단백질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은 없고 항체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형성된 여러 바이러스 껍데기 형태를 칵테일 방식으로 혼합하여 주입하게 된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빠른 돌연변이 형성과 돌연 사라져 버리는 신종 바이러스들로 인해 수익 회수가 불투명한 점은 백신 개발을 어렵게 만든다. 

 

 

 


 

Ⅱ. 후기 및 감상

[1] 의문점

(1) 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mRNA 백신 기술로 큰 전환점을 맞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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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작성될 당시만 하더라도 바이러스 백신의 개발은 여러 어려움이 존재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COVID-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백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했고 mRNA 백신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백신이 발명되었다. mRNA백신은 단백질 껍질을 형성하는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만을 mRNA 형태로 추출하여 이를 보호하는 지질과 함께 신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세포의 자체 단백질 생산능력을 이용하여 바이러스 껍질 단백질을 형성하고 손쉽게 항체를 형성할 수 있다.

 

생명과학 기술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mRNA 기술이 있다면 바이러스 백신을 굉장히 쉽게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바이러스 쇼크>에 의하면 바이러스 유전정보 빅데이터가 존재한다 이곳에 껍질 단백질에 대한 유전정보 데이터가 축적되기 시작하면, PCR 기술로 복제된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입력했을 때 해당 바이러스의 껍질 단백질에 대한 유전정보가 어느 부분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전자 조작 가위인 크리스퍼를 이용하면 껍질 단백질에 해당하는 유전자를 쉽게 분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위의 과정이 손쉽게 진행된다면 기존의 바이러스 벡터나 서브 유닛 백신 방식으로 개발했을 때 발생하는 많은 비용과 시간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mRNA 백신이 처음 적용된 것이 COVID-19이고 mRNA 백신인 화이자, 모더나 회사의 백신은 심근염과 심낭염의 부작용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부작용이 mRNA 백신 기술의 자체적인 결함인지, COVID-19 단백질 껍질 형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계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해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로 부작용 개선도 금방 될 거 같은 기대가 생긴다.

 

(2)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감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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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알파고 이후에 인공지능 기술의 산업 적용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 했다. 여러 분야에 인공지능이 적용되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한 곳도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럼 신종 바이러스와 관련된 학문에도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중일까?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예측하기 위해선 인류의 전 지구적인 활동에 대한 데이터와 함께 자연 생태계에 대한 정보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가 현재 존재하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기본 학습 데이터를 주지 않아도 문제 해결하는 체계를 형설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신종 바이러스 출현과 관련된 분야에선 불가능할 거 같다.

 

인공지능으로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예측하는 것은 힘들지만 출현을 감지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국내에서 통신정보를 바탕으로 가축 전염병 모델을 만든 것처럼 각종 소셜 네트워크와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종바이러스의 출현을 감지하는 것은 가능할 거 같다. 데이터도 존재하고 학습모델이 만들어질 정도로 데이터의 양도 많다. 또한 최근에 COVID-19를 겪으면서 신종바이러스 출현할 당시의 데이터도 존재하니 비교 집단 데이터도 존재한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할 것 같지만 실현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소셜네트워크와 통신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염병의 출현을 감지할 정도면 경제위기, 정권 교체의 징조가 같은 정치, 경제에 대한 분석도 가능하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런 분석 알고리즘으로 인한 결과는 인공지능과 관계된 회사와 데이터를 제공한 회사가 독점하게 될 텐데 일반 시민은 정보도 없이 점점 무력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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