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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s 책정리/과학

잠을 자도 피곤한 이유 - 사물궁이 책리뷰

by 박꿀벌 2021.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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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궁이 책 표지

 

무언가를 궁금해 한 적이 언제였는지 한번 생각해보면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어릴 적에는 호기심 가득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단순하게 의자를 가리키며 '이거 뭐야?'라고 묻는 것부터 시작해서 '하늘은 왜 파란색이야?', '불은 빨간, 주황, 노랑인데 가스레인지는 왜 파란색이야?', '사랑이 뭐야?' 등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문은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하였고, 내가 질문을 멈춰버린 한 가지 이유가 되었다.

 

하늘이 파란 이유와 노을이 붉은 이유는 파장마다 빛의 굴절률이 달라 빛의 산란이 가시광선 내에서 서로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이고, 불꽃색은 원자 및 분자의 화학반응으로 나오는 빛의 파장이 달라서 그런 것이었다. 이것은 어른이 된 후 과학책을 읽으며 알게 된 사실이다.

 

불꽃색과 관련해서는 중학교 때 질문을 한 것이 기억난다. 불을 피우면 빨간, 주황, 노란색이 보이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 선생님은 불꽃은 온도에 따라 다른 색을 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대답을 듣는 순간에는 '아~ 그렇구나' 하며 받아들이고 며칠 뒤 책을 봤더니 그곳에 온도에 따른 불꽃색이 정리되어 있었다.

 

3500도 이하에선 빨간색
3500~5000도 에선 주황색
5000~6000도 에선 노란색...

당시에 천 도가 얼마나 뜨거운지 감이 오지 않았지만 불의 중심부로 갈수록 뜨거울 수는 있어도 1000도 이상이 될 것 같진 않다고 생각했다. 후에 어른이 돼서 책을 보니 위에서 언급한 온도에 따른 불꽃색의 변화는 플랭크 복사법칙에 따른 것으로 실생활에서 보는 불꽃색과는 관계가 없다는 내용을 알게 되었다. (일상생활에서 보는 불꽃색은 화학반응으로 방출되는 빛에 의한 것이다.)

 

모든 답변이 위처럼 잘못되지 않았었다. 중학생 수준에서 옳은 답변을 들었지만 그 이상의 질문은 선생님도 정확한 이유를 설명을 잘 못해주시기도 했고, 몇 번 잘못된 답을 들은 뒤 신뢰가 사라져서 믿지 않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질문이 의미를 상실해 가는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 호기심이 질문을 만들었지만 그 보답을 얻지 못하였고, 서서히 호기심이 죽어갔던 것 같다.

 

호기심이 가득한 대부분의 어린 아이들은 입에 질문을 달고 산다. 그럼 우리들은? 나이가 먹은 우리들은 호기심이 사라져서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일까? 호기심이 죽어간다고 생각했던 필자도 이 책을 보고 일상 속에서 수많은 질문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고 일어나서는 잠을 자도 피곤한 이유를 궁금해했었고, 여름이 지나 선풍기를 창고에 넣을 때면 하루 종일 틀어져 있던 선풍기에 먼지가 왜 이렇게 수북 한 지에 대해 궁금해했었다. 호기심만 생기고 질문을 하지 않았고 답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때로는 답을 찾는 과정이 귀찮아 보여서, 때로는 알아도 의미가 없을 만큼 사소해 보여서 더 이상 답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사물궁이의 저자는 말한다. 세상에 중요하지 않는 궁금증은 없고, 의미 없어 보이던 것들에도 우리 삶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이야기들이 숨어있다고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필자의 감상은 굉장히 재밌었다는 것이다. 언젠가 생겼을 법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에 나왔던 질문 중 재미있었던 것 한 가지를 소개한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는 왜 그렇게 피곤할까?

 

이 이유를 알기 위해선 수면의 단계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잠든 내내 깊게 자거나 잠든 내내 잠을 설치지 않는다. 수면은 다섯 단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렘수면(REM, Rapid eye movement)과 1~4단계의 비렘수면(non-REM)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면 단계 - 초반엔 깊은 수면 비중이 높다가 점점 렘수면의 비중이 높아진다.

수면 1단계는 얕은 수면의 단계로 작은 소리에도 잠에서 깨게 된다. 수면 1단계에서 5분 정도가 지나면 2단계로 넘어가는데, 이때 뇌파는 두 가지 종류로 바뀌게 되면서 좀 더 깊은 수면으로 접어든다. 2단계에서 10~15분 정도 지나면 3단계로 넘어간다. 3단계에선 뇌파가 규칙적으로 바뀌고 호흡, 혈압, 맥박 등이 안정된다. 마지막 4단계는 숙면의 단계로 이 과정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충전되고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4단계에서 일정시간이 지난 후에 렘수면으로 진입한다. 렘수면에서는 자율신경계 활동이 활발해지고 혈압, 맥박, 체온 등이 상승하고 호흡이 가빠진다. 그리고 근육은 가장 많이 이완되어 온몸의 근육이 이완된다. 렘수면 단계에서 보통 꿈을 구는데 꿈은 깨어있는 동안에 수집한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전환시켜 주고 쌓인 감정을 처리해준다.

 

위와 같은 수면의 단계가 1시간 반~ 2시간 주기로 수면 내내 반복된다. 하지만 반복 횟수가 늘어날수록 숙면 단계인 4단계의 시간은 줄어들고 렘수면의 시간이 증가한다. 

 

이 내용에 따라 우리는 얕은 수면 단계인 비렘수면 1, 2 단계에 기상을 해야 상쾌한 아침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반복되는 수면 단계 도중 비렘수면 4단계에서 알람이 울린다면 우리는 깨어났을 때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굉장히 피곤할 것이다. 우리는 개운하게 기상을 하고 싶으면 우리 몸의 수면주기를 파악하고 1, 2 단계에 알람을 맞춰야 한다. 보통은 1시간 반의 주기를 가지고 있어 4시간 반, 6시간, 7시간 반, 9시간 수면을 취하면 1, 2 단계에서 일어날 수 있지만 개인차가 있기에 정확하지 않다.

 

다행히도 요즘은 기술이 발달하여 스마트 워치에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수집된 생체정보를 활용하여 목표 기상 시간 근처에서 얕은 수면 단계에 돌입하면 알람을 울려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 워치가 없는 사람은 매일 수면시간을 기록하면 자신의 수면 주기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개운한 상태로 기상하기 위해선 충분한 수면 시간이 중요한다. 우리 몸은 충분한 렘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몸이 피곤한데 수면 단계가 반복될수록 렘수면의 비율이 증가하여 너무 적은 시간 동안 잠을 잘 경우 일어나서도 피곤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너무 많이 자게 되면 렘수면을 너무 많이 자게 되는데 렘수면 단계에서 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이 올라가는 현상 때문에, 수면을 너무 많이 취하면 혈압, 체온 등이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면서 몸이 오히려 피로해질 수 있다. 결국 적절한 수면시간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시간은 7~9시간 정도이다.

 

우리는 낮잠을 10~15분정도 자고 일어났을 때 상쾌함을 느끼는데 그 이유는 깊은 수면 단계에 진입하기 전에 깨기 때문이다.

 

우리가 낮잠을 자고나서는 개운하고 밤에 자고 나서는 피곤한 이유는 수면 단계의 특징 때문이었다. 책에는 이와 같은 사소한 질문들이 40개 정도가 준비되어 있는데 아래 첨부하는 링크를 통해 들어가 궁금했던 질문이 있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barcode=9788950991913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 교보문고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 사소한 궁금증에서 출발하는 생활 밀착형 과학의 세계* 조회 수로 검증된 호기심 유발도 200% 주제들* 영상에서 놓치기 쉬운 과학적 개념과 원리가 한눈에* 안

www.kyobobook.co.kr

 

책 읽을 시간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재밌게 읽었던 궁금증 몇 개를 다른 게시글에 정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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